전 시 명: 윤상윤 초대 개인전 "SSUM"
전시기간: 2023년 2월 24일 ~ 3월 14일
전시 오프닝: 2023년 2월 24일 (금요일) 오후 6시
장소: 아터테인 (서대문구 홍연길 63-4)
전시기획: 황희승 큐레이터 02-6160-8445

 

“썸”으로부터

누군가 혹은, 무엇에 대해 급격하게 좋은 반응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것이 막연하게 호르몬의작용일 수도 있고, 낯선 외부 환경으로 인한 갑작스런 감정일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가 혹은, 무엇이 좋아진다는 것은 ‘그’로부터 오는 떨림이다. 이러한 반응은 감정의 반응이 상당히 더딘 식물에서도 나타난다. 즉, 똑 같은 식물들이 어떤 환경을 만났을 때, 유난히 꽃이 잘 피고 열매가 무성해 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떨림과 환경들이 만들어지거나 만들고 싶어지는 순간을 우리는 “썸”이라고 한다. 숨 쉬는 것 조차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에 닿길 바라는 것. 설렘의 극한 감정이다.


‘그’에 대한 모든 감정들이 떨림에서 평온함으로 이어지기 까지 “썸”은 늘 아련하다. 무언가 결정되지 않음에 대한 불안과 결정될 수 있을지 모를 두근거림 사이를 오가는 감정이기 때문에 “썸”은 그렇게 아련하고 또 그 감정을 위해 무엇이든 하고 싶을 정도로 자극적이다. 그렇게 누군가 혹은, 무엇에 대한 사랑은 “썸”으로부터 시작된다.


윤상윤 작가가 그리고 있는 “썸”은, 흔들림과 두근거림 그리고 막연한 기대, 온통 삶을 던져버리고 싶을 만큼의 격정, 사랑인지도 몰랐던 처음의 사랑, 삶의 끝에서 만나 포기해야만 했던 사랑의 감정들에 대한 오마주다. 작가의 “썸”이 시각적으로 유효해 질 때, 그때의 감정과 기억들을 대신했던 영화의 한 장면들이 겹쳐진다. 다시는 꺼내고 싶지 않을 슬프고 아름다웠던 나만의 기억들이다.


그 기억의 장면들 하나하나가 다시는 꺼내보고 싶지 않았던 기억의 순간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아련한 떨림으로 ‘그’가 떠오른다면 그리고 ‘그’의 기억에 남아있을 것 같은 나와의 기억으로부터 사랑으로 번지게 되는 순간이 행복으로 이어진다면 그건 명백하게 “썸”이다. 그렇게 “썸”은 그 아련하고 행복한 감정으로부터 자신만의 ‘그’를 결정할 수 있는 느긋하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인 셈이다. 윤상윤의 “썸”은 영화 속, 그리고 우리가 경험했을 법한 세상 모든 연애가 시작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만약, ‘그’ 와의 관계가 “썸”이라고 느낀다면 이제, 서로의 삶이 이어질 수 있다는 상당히 강력한 기적의 주문을 외워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글. 임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