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구경모 기획초대전 "Mars in Earth"
전시기간: 2020년 08월 28일 ~ 09월 15일
전시 오프닝: 2020년 08월 28일 (금요일) 오후 6시
장소: 쌀롱 아터테인 (서대문구 홍연길 63-4, 연희동)
전시기획: 황희승 큐레이터 02-6160-8445

 

지구로 날아 온 화성

일반적으로, 화성은 지구와는 다른 생물체가 살아있을 수 있는 가능성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지구와 가장 가까운 태양계의 네 번째 행성이다. 오랜 탐사 결과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제2의 지구로 불리고 있기도 하고, 심지어 화성 이주계획의 가능성까지 고민하고 있기도 하다.


붉은 빛을 띄고 있어, 불, 전쟁에 비유되기도 하는 행성으로, 화성은 우주에 대한 가장 친근한 상상이 가능해 왔던 행성이기도 하다. 해서 문학작품이나 영화의 소재로도 많이 활용되면서 예술과 창작의 자극요소로도 충분한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화성은 불을 다루는 여러 예술 장르들을 대변해 왔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구경모 작가는, 추상평면도자 작업을 한다. 쉽게, 평면도자 작업인데, 그리고자 하는 대상보다는 그리는 행위에 더 집중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자 하는 대상에 집중하는 것과 그리는 행위에 집중하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 단순하게, 그리는 대상에 집중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쉽게 보이는 것들의 의미를 찾게 된다. 그러한 의미들이 떠오르게 되면, 그 보여진 것들에서 찾아진 의미를 그리게 된다는 것이다. 의미를 지닌 형상들.


반면, 그리는 행위에 집중한다는 것은 행위를 하면서 떠오르는 표상들에 집중하게 된다. 이건 순전히 무의식적인 정신활동과 감정으로부터 시작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는 행위를 하면서 떠오르는 것들을 쫓는 정신적 행위. 즉, 추상하는 것이다. 따라서 거기에는 우리의 눈으로 보여지는 형상보다는, 우리의 무의식과 기억에 담겨있던 색이나 그 색을 통한 감정의 기복과 같은 화면구성이 이루어지면서 그려진다. 구경모의 추상평면도자처럼.


불을 다루고 있는 도자작업과 화성이 막연하나마 어떠한 연결이 있지 않을까. 앞서 추측해 봤다. 회화와 지구의 위성인 달의 감수성적인 연결은 수 세기 동안, 수 많은 작가들이 이야기해 왔으며, 마찬가지로, 많은 예술작품들의 모티브가 되어왔다. 그런 의미로, 도자작업은 많은 부분 화성의 감수성과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 라고.


구경모의 평면도자의 추상적인 표현의 궁극은 당연히 불이다. 물론, 불로 다양한 색과 화면구성을 유도하는 것은 유약과 흙이지만. 결국, 그 모든 재료들이 작가의 감정과 정신활동의 결과인 추상성을 완성하는 것은 불이기 때문이다.


육안으로 명확하게 보이는 달과 달빛은, 서정적인 감수성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면, 핏빛처럼 붉게 빛나고, 육안으로 명확하게 관찰하기 쉽지 않은 화성은 서정적이기 보다는 뭔가 보다 강렬한 감정들을 자극했었던 것 같다. 마치 보이는 것에 집중하는 것 보다 그리는 행위에 집중하는 차이처럼.


여러 회화기법을 통해, 작가 자신들만의 추상성을 찾고 있는 작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다양한 회화 기법을 위해 나름 중요한 부분이 재료연구일 것이다. 각각의 재료가 어떠한 효과를 낼 수 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조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 그런 의미에서 구경모의 재료는 어떤 면에서는 가장 신뢰도가 높으면서 오랜 연구와 실험이 이루어진 재료다. 문제는, 그것이 작가의 감정과 정신활동의 결과를 얼마나 명확하게 대변해 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의 재료야말로, 절반 가까이 불의 우연성을 짐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연구와 실험을 거듭한 재료라고는 하지만, 구경모의 추상평면도자는 수없이 많은 실험과 연구가 기반이 될 수 밖에 없는 작업이며, 실제로 작가는 그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불과 흙 그리고 유약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우연들을 짐작하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감정선을 표현해 줄 수 있을지, 그리는 행위에 집중하는 오랜 경험으로 보여주고 있다. (글. 임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