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김대옥 초대 개인전 "Wild Animal"
전시기간: 2023년 1월 13일 ~ 1월 28일
전시 오프닝: 2023년 1월 13일 (금요일) 오후 6시
장소: 아터테인 (서대문구 홍연길 63-4, 연희동)
전시기획: 황희승 큐레이터 02-6160-8445

 

내가 찾던, 간절함

자신만 알고, 겪고 있는 은둔의 시간은 길다. 그리고 은밀하다. 적극적으로 혹은, 지금 이 시간을 살고 있는 삶의 무게를 피하고자 삶의 궤도를 바꿔보려 했던 은둔은 기본적으로 자기 합리화에 능하거나 아니면 무능함으로 극단적인 선을 그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대의 탓도 있지만, 더 이상 이 시대의 흐름을 쫓을 수 없음을 너무나 빨리 깨닫게 되는 순간부터 우린,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를 평가하게 된다. 나는 이 시대를 타고 넘어가는 것 보다는 그냥 그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 지금 나의 능력이 가장 잘 발휘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곧 믿음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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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은둔의 시간 동안 설령 그것이 아무런 결과를 만들지 못한 시간이었다고 해서 무의미하지는 않다. 정신적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사고는 결코 멈춰지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또한 그것이 그림을 그리는 가장 기초적인 토대라고 한다면, 김대옥 작가의 은둔의 시간은 보다 더 단단한 토대를 만들 수 있는 동력이었다. 그것은 잘 다져진 땅 위에 무엇이든 흔들리지 않는 것들을 지울 수 있는. 그런 동력이다.


문자 이전, 뜻을 전달할 수 있는 기호는, 즉물적이었다. 사물과 전달하고자 하는 뜻과 일대일로 매칭되어야 했다. 그래야 보다 더 전달의 효과가 정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자 이전의 기호는 거의 그림에 가까웠다. 이후 경제적인 소통을 위해 복잡하게 표현되던 그림은 점차적으로 단순화 되고 서로가 알 수 있는 약속된 기호로, 나아가 문자로 발전되었다. 김대옥 작가의 회화는 바로 이렇게 대상이 기호화되고, 문자화 되기 직전의 사물 또는 생명들이 어떻게 표현되고 소통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된다.


기호나 문자가 서로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약속을 기반으로 한다면, 거기엔 누구나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는 기본적인 형식과 내용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기호로서 혹은 문자로서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약속으로부터 자유로운 소통의 상징들이 만들어 질 수 있다면, 다시 기호화 되기 이전 더욱 더 감각적인 사고에 의해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시대의 사고 방식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자 한다면, 세상은 엄청나게 단순하면서 평화롭고, 제 각각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그렇게 바라 본 생명은, 작가가 그리고 있는 것처럼 언제나 유쾌하고 싱싱했다. (글. 임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