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장희진 초대전 "OVERTONES"
Date : 2nd, Sep. ~ 27th, Sep., 2022
Opening : 2nd, Sep., 2022 (Fri.) 6 PM
Place : Artertain (Yeonhi-dong, Seodaemungu)
Curator : Heeseung Hwang (+82 (0)2-6160-8445)

 

색을 넘어 색의 근원으로

색은 정체성에 관한 또 다른 표현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는 색이 있다. 정확하게 말해 있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색은 이것과 저것의 구분이 될 수 있는 상징이자 기준인 것이다. 오랜 삶의 경험과 확률로 우리에게 태어난 해와 달과 일과 시간에 따라 운명이 지워지듯이 각각의 색에도 나름의 역사와 스토리를 담고 있는 보편적인 기운이 있다.


장희진의 색은 그러한 색의 보편적인 기운을 쫓는다. 그리고 그 일반적인 기운을 우리가 겪었던 경험의 기억으로 되돌려 준다. 쉽게 말해, 가장 불행했던 또는 가장 행복했던 경험이 기억으로 남게 되는 순간 그 기억에 같이 따라 들어 온 색을 찾아 준다는 것이다. 물론, 작가 개인적인 색의 경험이긴 하지만 그 색들은 역시 동시대를 같이 살고 있는 우리가 경험했던 색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작가의 화면에는 깊은 요철이 있다. 마치 천수답의 논두렁처럼 물이 흐르는 길을 따라 나름의 패턴이 구불구불 자연스러우면서도 삶의 굴곡처럼 적당한 깊이로 새겨져 있다. 그 요철 위에 반듯하게 색이 칠해지고 분할될 수 있기까지 작가는 색과 그 색이 정확하게 인식 될 수 있는 시각적 가능성을 쫓았다. 요철에도 굴하지 않는 명확한 색의 구분과 함께 삶의 굴곡에도 흔들림 없이 지속되어야 하는 우리의 삶을 색으로 재현해 왔다.


색은 회화에 깃든 작가의 감정과 화면의 온도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항상 선택의 순간을 요구한다. 그 선택의 몫은 온전히 작가로부터 시작되지만 결국 감상자에게서 완성된다. 따라서 색은 붓을 처음 드는 순간부터 붓을 내려 놓는 순간까지 회화의 시작이자 끝인 것이다. 재현의 일루전도, 추상의 평면도, 초현실적인 도상도 모두 색이 없으면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시각은 빛으로부터 분리된 색을 구분함으로써 물체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또 다른 의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끊임없는 선택의 순간마다 장희진 작가는 색이 지닌 함축적 의미를 찾는데 집중한다.색의 함축적 의미는 화면의 전체적인 조화를 바탕으로 선택되는 색의 의미를 말한다. 즉,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색의 감정적 표지 말고도 그 색 옆에 어떠한 색이 자리 잡느냐에 따라 단순하고 일방적인 색의 감정적 표지는 더 복잡하면서 전혀 다른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화면 위에 펼쳐진 각각의 색은 서로의 감정과 의미들을 주고받게 되면서 새로운 은유가 만들어 지고 이렇게 발생한 은유야 말로 작가가 색으로 보여 주고자 노력해 왔던 색의 함축적 하모니인 것이다.


이러한 함축적 의미의 색들은 강렬했던 경험과 같이 기억되는 색 역시 강렬해 지듯이 작가의 경험과 기억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만큼 색은 단순히 사물의 특징을 대변하는 객관적인 정보 이전에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의 상징으로 사고의 배경을 만들게 된다. 이러한 배경을 근거로 장희진의 색은 색의 그 함축적 의미를 넘어 그 색이 근원적으로 지표하는 우리의 삶을, 경험을 담게 되는 것이다. (글. 임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