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한수정 획초대전 "FLOWER"
Date : 27th, May ~ 14th, June, 2022
Opening : 27th, May, 2022 (Fri.) 6 PM
Place : Artertain (Yeonhi-dong, Seodaemungu)
Curator : Heeseung Hwang (+82 (0)2-6160-8445)

 

꽃은 가장 평면적이다

지구를 덮고 있는 모든 것들은, 사실 식물이었다. 수천만년전부터 숨을 쉴 수 있었던 모든 틈으로부터 식물은 자신들의 존재를 확인해 왔었다. 계절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그리고 가장 먼저 그 변화에 익숙했던 것이 식물이었다. 이 지구상에 가장 완벽하게 적응 했음으로 오히려 가장 무서운 존재였다는 것.


동물처럼 움직이는 것 보다, 세상의 자극에 빠르게 반응하는 것 보다, 천천히 혹은, 아무도 모르는 변화를 만들고 영향을 가지고 있는 식물들이 어쩌면 이 지구에 제일 먼저 정착했던 생물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우린 지구와 그렇게 소통해야 할지도 모를 메시지를 그 존재로부터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

한수정의 꽃은 시대를 아름다움으로 대변하고자 하는 상징보다는, 가장 편안하게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 아름다움에 대한 의미를 보다 쉽게 전달하고 하는 작업인 듯 하다. 해서, 거대한 식물의 지구 정복기를 벗어나 우리가 어떻게 지구와 공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당연하지만 애매한 메시지도 찾을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그 메시지를 위해, 작가는 꽃을 가장 평면적으로 해체한다. 꽃을 이루고 있는 모든 배경뿐 아니라 꽃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여백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것이 꽃을 그리고자 하는 것인지 그 꽃이 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법한 주변의 대상들을 그리지 않는 것인지. 일단, 작가의 그리는 행위에는 객관적인 사고가 바탕으로 깔린다.

과연, 그리는 것이 꽃이라고 하는 대상인 것인지 아니면 내가 그리고 있다는 것으로의 결과가 꽃인지, 때로는, 누군가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순간에서 멈춰진 꽃의 이미지인지. 여전히 답이 없는 질문이다.


이러한 질문을 바탕으로 고민해 보자면, 작가의 객관성은, 평면성으로부터 시작된다. 수세기 동안 해결되지 않는 회화의 일루전은 결국, 우리는 평면이다라고 하는 인정으로부터 면죄부를 찾게 되었다. 더 이상 삼차원의 대상을 평면에 담지 않겠다라는 주장으로부터.


한수정의 꽃에서 보여지는 여백은 바로, 회화는 누가 뭐래도 평면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꽃을 구성하고 있는 꽃잎, 꽃술, 그리고 그 꽃을 위한 이파리, 등등…


작가는 그들의 존재가 너무 소중하게 서로의 존재를 만들고 있음으로, 혹여 그 각각의 존재로 인한 불편함을 평면적으로 표현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 까.
해서,


그 평면성. 너와 나는 크게 다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크게 똑같지도 않다는 꽃과 그 여백을 그렸을 것 같기도 하다. (글. 임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