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 명: 2023 아터테인 특별 기획전 "꽃"
전시기간: 2023년 6월 9일 ~ 6월 27일
참여작가 : 강준영, 김현정, 한수정
특별전시 : 황석정의 꽃가게
전시 오프닝: 2023년 6월 9일 (금요일) 오후 6시
장소: 아터테인 (서대문구 홍연길 63-4, 연희동)
전시기획: 황희승 큐레이터 02-6160-8445

 

‘꽃’은, 유사이래 가장 오랜 미술 작품 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장르 속 주제가 되거나 그 배경의 역할을 해왔을 정도로 미적 감수성을 대표해 왔다. 수 없이 많은 미술사적 근거를 남겼던 작가들의 작품에 지속적으로 등장했던 ‘꽃’은 과연, 지금 이 시대의 감성으로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까. 본, 전시의 시작은 그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꽃’은, 지구의 생존과 번식을 위한 생식기다.

어쪄면, 너무 직접적이고 날것처럼 정의된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지구에서 버티고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이 꽃으로부터 맺어진 열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면,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가 알기로 ‘꽃’을 피우지 않고 생식과 번식을 하는 식물조차도 아무도 모르게 그들의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 소나무에도, 은행나무에도, 울창한 떡갈나무에도 꽃은 피고 열매는 맺힌다. 꽃은 지구를 터전으로 그 근본을 만들고 있는 식물들의 가장 간절한 사랑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꽃을 피우지 못하는 생명은 곧 지속하지 못한다. 식물이 아닌 우리의 꽃은 어떻게 생겼고 어디서 피어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지구를 터전으로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에게는 끊임없이 그 꽃을, 삶의 의미를 다음으로 전달할 수 있는 자신만의 터널이 있다.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답게 봤던 ‘꽃’ 처럼. (글. 임대식)


강준영의 꽃
“당신의 기억”

슬픔이 묻어있는 꽃을 봤다
그날,
덧없이 떠나갈 수 밖에 없는
당신을 봤다
꽃으로 와 꽃과 함께 가는
당신의 마지막 모습은
내 삶의 위안이자
반성이었다
그것이 이제는 내가
나의 것을 누구엔가 전하고픈
의지를 만들고
삶의 가치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

김현정의 꽃
“바람 속에 있는 꽃”

처음이다
무심히 바라봤던 꽃이
나에게 다가 온 것은
그때였다
은은한 바람이 불고
더 없이 부드러운 향기를 쫓아
바라봤던 것
사람들은 그것을 꽃이라고 했다
만약 시간이 멈춰질 수 있다면
바로, 거기에서 멈췄으면 좋겠다
꽃을 보고
심장이 떨렸었던 순간에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웃는 얼굴을
찾을 수 있었던 그 때
그 바람 속에서
멈췄으면 좋겠다


한수정의 꽃
“꽃의 여백”

어느 날,
아무것도 없던 앞마당에
하얗게 한 무리의 꽃이 피었다.
이름도 모르는 그 꽃들에게
놀라 한없이 바라보던
그 해, 초여름
꽃 속에는 우연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주의 약속처럼
아름다움 안에 감춰진
무서운 생명력이 꽃이었다
내가 살고 싶어하는
의지보다 더 강력한
에너지를
여백으로 가지고 있었다

(글. 시. 임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