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마픽 2020 "One Way Life"

일정, 2020년 4월 24일 - 4월 30일

장소, 토탈미술관

기획, 아터테인

후원, (주)더마펌

 

 

2020 더마-픽 “One Way Life”

주어진 삶이란, 말 그대로 내가 아닌 누군가에 의해 주어졌다는 수동적 의미가 강하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우리의 의지로 이 삶을 시작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해서 주어진 삶이라는 말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누군가에 의해 주어진 삶은, 삶이 시작되는 순간부터는 철저하게 내가 살아내야 할 몫이며, 운명이 된다. 또한, 그 주어진 삶이란 것이 마트에서, 골라가면서 선택한 삶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의 삶은 선택과 결정의 반복, 경험과 실수의 반복 등 끊임없는 시험과 고단함의 연속이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삶의 고단함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수 없이 밀려오는 삶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삶의 경험이 가져다 준 다양한 방편들로 그 시험을 이겨내기도 하고, 전혀 다른 길로 자신의 삶을 이끌기도 한다. 이게 힘들어서 저걸 해보고, 저게 힘들어서 또 다른 걸 해보고... 물론, 변화무쌍한 삶을 살아보는 것도 가능만 하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기는 하다. 그 다양한 삶의 경험이 가져다 줄 풍성한 경험들이 어쩌면 또, 그러한 삶에 나름의 의미를 가져다 줄 수 도 있을 거니까. 그것이 자기의 의지에 의해, 삶의 즐거움을 위해 선택한 삶의 경험이라면. 하지만, 삶의 방편을 위한 변화는 삶의 경험을 풍부하게 하기 보다는 거칠고, 힘든 기억처럼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들이 대부분이다.


가끔 대중매체에서 들려오는 성공신화를 보면, 어려웠던 유년시절을 극복하고, 거기서 얻었던 경험들을 토대로 한가지 자신의 길을 걸어 온 사람들이 결국, 그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게 된다. 어려웠던 유년 혹은 청년 시절과 같은 시련의 시절은 드라마틱하게 그들 삶의 에너지가 되고, 버팀목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그러한 시련과 성공은 자주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과 삶을 살아가는 용기를 주게 된다. 삶의 방편을 위해, 자신의 삶에 대해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그 시련을 피하고 부정하려 했던 사람들은 결국, 주어진 삶에 대한 책임과 사명에 대해 고민하지 못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삶의 시련은 결코, 시련이 아니다. 이는, 지금 내게 주어진 삶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명확한 사인이며, 그 사인을 통해, 다시 한번 다른 사람도 아닌 내게 주어진 삶을 보다 더 책임감 있게 이해하고, 사명감 있게 살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020 더마-픽 “One Way Life”는, 더마코스메틱의 글로벌 선두기업으로서, 세계적인 건강한 화장품을 연구하는 ㈜ 더마펌이 후원하여 기획된 전시다. 최적의 피부케어 솔루션 연구의 한 길만 걸어 온 ㈜ 더마펌이, 미술과 함께 자신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 온 다섯명의 작가들을 선정하여, 진행되는 전시로서, 진심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가고자 하는 ㈜ 더마펌의 기업의지와 자신의 작품세계를 끊임없이 진정성 있게 지켜내고 있는 작가들과의 의미 있으며, 기업과 예술의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만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전시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보다 더 책임감 있게 이해하고, 사명감 있게 살아감으로써 어떠한 변화와 가치창출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기업과 예술의 새로운 접목으로 그 방향성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강준영, 김소산, 부지현, 하지훈, 하태임, 다섯의 작가로 구성되는 본 전시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왔고, 그것을 위해 미술과 함께 어떠한 삶을 살아 왔는지에 대한, 일종의 미술과 작가들의 삶을 조명해 보는 전시다. 따라서 그들의 작품세계와 삶이, ㈜ 더마펌의 기업의지와 함께 어떻게 접목 될 수 있을지를 확인해 보는 것도 전시를 감상하는 키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자기와 회화 작업을 해오고 있는 강준영 작가의 작품은, 자유분방하면서도 따뜻하다. 그의 작업에는 늘,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고, 작품을 보고 있는 내내 그의 따뜻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가끔 커다란 꽃으로 위로를 하고, 단순하지만, 집 그 자체로서의 편안한 안식처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도자기가 지닌 지극히 형식적이고, 장식적인 형태 위에 자유롭게 표현된 작가만의 회화는 도자기의 그 단순함을 단번에 희석시켜버린다. 그리고, 그 도자기는 처음부터 강준영 작가의 회화를 위해 개발된 형식인 듯 하다. 강준영 작가의 작품세계와 함께 그의 삶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에너지는 신의다. 그의 작품세계에서도 그렇듯이 실제 그를 만나는 사람들은 늘, 그의 신의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해서 어쩌면 그는 작품을 통해 누군가를 위해 항상 기도하고, 따뜻함을 전해주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움직이는 회화작업을 하고 있는 김소산 작가의 작품은, 우주에 관한 이야기다. 우주는, 당기는 힘. 즉, 인력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물론, 가정일 뿐이지만. 중력의 또 다른 힘을 이야기 하는 지도 모를 일이다. 김소산 작가의 우주는, 움직이고 있는 것보다는 그의 작품을 구성하는 질서적인 표현 방법에 더 담겨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질서는 무수히 많은 반복을 통해 움직임을 가지게 되는 식으로. 실제로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해 오면서 김소산 작가는 오히려 더 자신의 작업세계에 더 집착하고, 매 순간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가는 것 자체에 창작행위로서의 즐거움을 찾는 듯 하다. 김소산 작가의 작품세계와 함께하는 그의 성품은 사람들을 대하는 예의인 듯 하다. 물론, 다른 인간적인 성품들을 다 가지고 삶을 살아가고 있겠지만 (이는 다른 작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사람들을 대하는데 있어서 예를 중요시 하는 듯 하다. 해서 그의 작품 속에 반복되는 우주적 반복이 우리가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상대방과의 예를 다해야 하는 것. 그것이 우주 질서의 가장 기본인 것은 아닐까.


어업을 하고 버려진 폐 집어등을 수집해 설치 작품으로 재구성하는 부지현 작가. 그의 작품은 빛과 공간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작품이다. 환경 오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집어등은 수은을 기반으로 하는 전등으로, 그것이 그대로 바다에 버려진다. 일련의 번호가 있어, 생산에서 폐기까지 관리가 되어야 함에도, 폐기할 때 발생하는 비용 때문에 대부분 그냥 바다로 버려진다. 부지현 작가는 이를 수집해 다시 LED등으로 재생하고, 그것으로 자신만의 궁극의 공간으로 재구성한다. 최소의 빛으로, 제한된 공간에서 궁극으로 확장되는 공간을 재현하는 부지현 작가의 공간은, 일종의 자기 성찰의 공간으로 전환된다. 버려진 집어등에서부터 성찰의 공간까지 만들어 내는 부지현 작가의 대표적인 성품은 인정이다. 누군가를 배려하고, 먼저 솔선하는, 성품으로 늘, 사람들을 먼저 생각한다. 해서 버려진 집어등을 수집하기 시작하지 않았을까. 버려진 집어등으로 누군가는 심한 환경오염으로 고통을 받게 될 수 있다는 막연한 걱정으로.


하지훈 작가의 회화는 일종의 섬과 같은 나만의 혹은 정신적 공간을 추상화하는 작업이다. 추상작업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최종 이미지로 결정 되는 의식의 흐름을 기반으로 하는 회화 작업이다. 이는, 그리기 보다는 생각하는 방법이 더 많이 작용되는 회화 방식이기도 하다. 따라서 추상은 미술의 한 장르를 지칭하는 명사라기 보다는 그리고, 생각하는 행위를 일컫는 동사에 가깝게 이해하는 것이 훨씬 추상회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간혹,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 식당이라든지, 사무실에서 나 혼자만 있었으면 하는 순간의 욕구, 아니면 정말 나 혼자만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 적이 있다고 간주해 보자. 그 순간, 우리의 의식은 나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을 마구 떠올릴 것이다. 그렇게 결국, 나 혼자 혹은 나의 내면을 바라보고 싶은 심정들이 의식과 의식으로 이어지면서 자신만의 공간으로 구축되어 가는 것이 하지훈 작가의 추상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추상하는 공간을 자신의 작품세계로 구축하고 있는 하지훈 작가의 대표적인 성품은 지혜로움인 듯 하다. 사람 그 자체와 그들의 상황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그것들에 대해 서로 편안하고 위로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지혜로움.


컬러밴드, 색띠로 색 추상회화를 구축해 온 하태임작가. 그의 작품은, 색 추상의 하나의 아이콘이 되어 버렸을 정도로, 국 내외에서 엄청난 위상을 지니게 되었다. 의식의 흐름을 쫓는 행위를 표출하는 추상과는 다르게 그의 추상은 지극히 절제된 감정을 그려낸다. 현대사회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절제된 색으로 표현한다. 우리가 시각적으로 자극 받게 되는 색에는 각 색마다 담긴 의미와 이야기가 있으며 또한, 그것은 우리의 다양한 감정을 담고 있다. 따라서 하태임 작가의 색 추상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의 다양한 감정들을 가장 명료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감정이 복잡하고 혼란스럽다고 해도, 그것을 절제하고, 명상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번쯤 바라볼 수 있는 명료함이 있다면, 어쩌면 다양한 이유로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상황이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하태임 작가는 삶을 아름답게 바라보고자 하는 성품이 대표적인 성품인 듯 하다.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늘, 즐겁고, 아름다운 일들로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작가의 색이 생동감이 넘치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의, 예, 인, 지, 미. 삶을 살아가는 작가들, 각각의 성품과 그것이 작품세계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한번쯤은 작품과 현실을 살아가는 작가와의 관계를 같이 바라볼 필요도 있는 듯하다. 2020 더마-픽은 단순히 작가와 전시만을 후원하는 것이 아니라 한길을 걸어 온 작가들의 삶에서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가치와 의미를 같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며, 2021 더마-픽도 기대해 보는 것도 본 전시가 지닌 또 하나의 기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아터테인)